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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3장

원가령은 안절부절못했다. 자신의 어머니가 하현 같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자리에 하현을 데리고 식사를 하러 나왔다는 것이 문제였다. 원천신이 하현을 이렇게 내버려두는 것은 정말이지 예의가 아니었다. 그러나 원가령은 자신도 이런 자리에서는 함부로 끼어들 수가 없었다. 1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 모두의 화제는 마침내 의도치 않게 끝이 났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다를 떨었던 원천신의 시선이 그제야 하현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목에 찬 까르띠에 손목시계를 보며 힐끔 하현을 바라보았다. 뭔가 꿍꿍이가 가득 담긴 눈빛이 그녀의 눈동자를 스쳤다. 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의도치 않게 하현에게로 향했다가 별일 아닌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시선을 거두었다. “하현, 지난번에 당신이 나한테 일깨워준 덕분에 문제를 잘 발견했어.” “아주 고맙게 생각해.” 원천신은 무덤덤한 얼굴로 가볍게 입을 열었다. 하현 덕분에 폐결핵을 알게 된 건 그저 사소한 일일 뿐이라는 듯 심드렁한 말투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앞으로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몸조리하는 데 신경 쓴다면 완치에 크게 문제가 없기 때문이었다. 원천신은 하현이 어쩌다 운이 좋아 그런 걸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녀의 마음속엔 하현이 불길한 말을 잘하는 사람이어서 폐결핵을 알아차렸다고 여겼다. 그래서 원천신은 지금 고맙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미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타부타 미동도 없는 하현의 표정과 동작을 보니 원천신은 더욱 그가 못마땅했다. 그녀는 자신의 딸이 마땅히 부잣집에 시집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천일 그룹과 대성 그룹의 배후에 있는 인물에게 시집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젊은 후계자에게는 시집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현 같은 촌뜨기가 어딜 넘봐?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그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방금 급하게 산 것이거나 그마저도 자신의 딸이 사 줬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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