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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7장

”이미 여러 번 기회를 줬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다니!” “점점 더 너무해! 전화 한 통도 없고! 선물 한 번 보내지도 않고!” “쓰레기야! 바람둥이 쓰레기!” “다시는 이런 쓰레기 같은 놈한테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계속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원가령은 얇은 입술을 깨물며 억울한 듯 울부짖었다.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언제라도 옥상에서 떨어질 듯 소리를 지르는 원가령의 모습에 경비원들은 모두 긴장해서 온몸이 얼어버렸다. 정말로 여자가 뛰어내린다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순간 한 경비원이 소리쳤다. “안 돼!” “원가령, 뛰어내리면 안 돼. 이렇게 젊은데 뛰어내리면 어떻게 해?” 하현은 앞을 밀치고 나와 얼른 입을 열었다. “잊은 거 아니지? 난 당신 남자친구일 뿐만 아니라 약혼자이기도 하잖아!” “당신 어떻게 내 앞에서 다른 남자 때문에 뛰어내릴 생각을 하는 거야?” “뭐?!” 하현의 말을 듣고 경비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채 의아한 눈빛으로 원가령을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원래 원가령이 사랑을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청순가련한 여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한 남자가 뛰어나와 자신을 남자친구, 약혼자라고 주장하며 다른 남자 때문에 생을 마감하려는 그녀를 말리고 있는 것이다. 이게... 원래 세상에 아무런 미련도 없던 원가령은 비틀거리며 술을 마시다 뛰어내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갑자기 뛰어든 하현의 성난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하현, 우리가 친한 사이긴 그렇다고 사람들 앞에서 날 이렇게 모욕할 순 없어!” “어서 빨리 설명해! 우리 사이는 결백하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사이라구!” 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원가령, 어디서 그 말을 했는지 잊었어? 경찰서야. CCTV에 다 찍혀 있다구!” “당신이 내 여자친구인지, 내 약혼녀인지 난 언제든 증명해 보일 수 있어! CCTV를 돌려보기만 하면 되는 일이야!” 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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