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0장
하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여비서가 괴롭힘을 당한 상황이 눈앞에 훤히 그려지는 듯했다.
머리가 텅텅 빈 부잣집 도련님이라면 이런 스타일의 여자를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현은 앳된 비서를 힐끔 쳐다본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름이?”
“아, 제 이름은 소미담입니다.”
비서가 수줍게 입을 열었다.
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소 비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 뻔뻔스러운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이야?”
소미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사업자 등록을 심사하는 여세광입니다. 페낭 토박이구요.”
“페낭 무맹 여 씨 가문과 한 집안이라 아주 기세가 등등하다고 합니다.”
“여기 일 보러 오는 사람들, 특히 남양에 등록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비서나 여직원들을 그렇게 괴롭힌다고 들었어요.”
“남자한테는 돈을 빼앗고 여자한테는 몸을 탐한 거죠...”
여기까지 말한 소비서는 걱정과 두려움이 뒤섞인 눈빛으로 변했다.
하현이 이번에 그녀에게 중임을 맡긴 것은 그녀가 잘 처리해 주길 바라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연애도 못 해 본 앳된 소녀가 어떻게 이런 일을 받아들일 수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여세광은 여 씨 가문 사람인 셈이군?”
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이렇게 기고만장하더라니. 역시 남양이군.”
“가자구. 내가 대신 그놈을 만나지. 남양 부잣집 도련님 면상이 어떤지 똑똑히 보자구!”
소미담은 몇 마디 더 충고를 하고 싶었지만 하현의 굳은 표정을 보고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따라 홀로 들어섰다.
그녀는 예약 번호표를 들고 하현을 데리고 2층 사무실로 바로 갔다.
소미담은 사무실 입구에 서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응답하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안에서는 애교 넘치는 여자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소미담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또 한 번 노크를 했으나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하현은 이를 보고 무덤덤한 얼굴로 문을 향해 세차게 발길질을 했다.
사무실은 고작 10여 평 정도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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