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0장
양유훤과 통화를 마친 후 하현은 하수진과 최영하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그가 이번에 페낭에 가는 주된 목적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고 양유훤도 틀림없이 제 역할을 잘 하고 있겠지만 페낭은 해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무슨 변고가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둬야 한다.
하수진에게 전화를 건 이유는 남양쪽 사람들이 대하에서 항성과 도성에 일정한 구역을 이뤄 살고 있었기 때문에 대구나 남원에서 사람을 차출하는 것보다 항성과 도성에서 사람을 차출하는 것이 훨씬 편리했기 때문이다.
하수진과 통화를 마친 후 하현은 귀빈 통로를 이용해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정신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시간 후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기를 기다렸다.
몇 시간 후 하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비행기 안에는 이미 남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다음 날 아침 9시가 넘어 비행기는 페낭 상공에 진입하며 슬슬 착륙 준비를 했고 승객들은 소지품을 챙기기 시작했다.
하현은 며칠 동안 못 본 양유훤을 만나려면 우선 어느 정도 예의는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간단히 세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다.
그때 무심코 코끝에서 남양인 체취가 느껴졌다.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가 하현의 짐을 슬쩍 만진 후 고개도 돌리지 않고 쓱 지나가는 것이었다.
“잠깐만요.”
하현은 상대방이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불러 세웠다.
“내 물건 돌려줘요!”
비록 남양 청년의 손이 아주 빨랐지만 하현은 자신의 트렁크 아래 둔 지갑을 슬쩍하는 청년의 손놀림을 놓치지 않았다.
요즘은 모바일 결제가 대세지만 페낭은 해외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직 현금 사용에 익숙한 곳이었다.
그래서 하현은 미리 지갑에 현금을 두둑이 준비했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착륙도 하기 전에 누군가가 자신의 지갑에 손을 댈 줄은 몰랐다.
“뭐 하는 겁니까?”
남양 청년은 겉으로는 다부지고 강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심약한 사람이었다.
그는 하현의 손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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