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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7장

이에 고무된 차조지는 동작이 점점 빨라졌고 그의 권법은 더욱더 거세졌다. 대하 쪽 관중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천심낙이 물러서자 마음속에 한없는 초조함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손엄명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링 위를 바라보며 혹시라도 첫판이 이렇게 끝날까 봐 노심초사했다. 오직 진주희만이 하현을 바라보았다. “대표님, 차조지의 권법이 더해지면 경기는 이대로 끝날 것 같습니다.” “그다음엔 어떻게 하죠?” 하현은 여전히 눈을 희미하고 뜨고 천심낙을 바라본 뒤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권법에는 일종의 규칙이 있지. 한 번에 힘을 다 쏟은 뒤엔 쇠퇴하게 되고 그다음엔 완전히 기력을 소진하게 되지.” “인도인이 만든 권법은 빠르고 강해.” “한번 내뿜으면 도저히 당해낼 방법이 없어.” “그래서 이런 권법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리하게 피하다가 결정적인 기회를 노리는 거야.” “천심낙이 그걸 간파했다면 차조지는 결국 이기지 못해!” 하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링 위에서 차조지는 마지막 힘을 쏟아 주먹을 날렸다. 그가 음흉하게 웃으며 자세를 바꾸려고 할 때였다. 줄곧 뒷걸음질치던 천심낙이 갑자기 몸을 앞으로 움직여 손바닥을 내동댕이쳤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방금까지 기세를 몰아붙이던 차조지가 몸을 움찔하면서 뒤쪽으로 빙글빙글 돌다가 그대로 링 위에 내려앉았다. 이어서 천심낙은 그의 뺨을 내리친 후 손바닥을 툭툭 털며 링 아래로 내려와 심드렁한 눈빛으로 차조지를 쳐다보았다. “뭐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눈만 꿈뻑거렸다. 방금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던 차조지가 왜 갑자기 천심낙에게 뺨을 맞고 쓰러졌을까? 손엄명 일행은 하나같이 서로를 쳐다보았다. 지금 뒷짐을 진 채 링에서 내려온 천심낙을 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자 브라흐마 파만이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젊은이가 실력자라면서 상대가 전력을 잃기도 전에 링에서 내려가면 자신이 진다는 것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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