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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4장

”뭐야, 이거?” “날 위협하는 건가?” “재주가 있으면 어디 한번 당겨 보시지!” “눈 하나 깜빡이면 내가 성을 갈겠어!” 하현은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황금궁 제자는 눈꺼풀이 떨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석궁을 들이댔는데도 하현이 이런 패기를 부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방아쇠를 당기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오명을 뒤집어쓸 뿐만 아니라 이 일로 인해 용문과 황금궁은 죽기 살기로 싸우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무리 분노에 휩싸여도 그의 방아쇠는 당겨지지 못했다. “왜? 못 하겠어?” “찌질한 놈!”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휘둘러 황금궁의 제자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곧이어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 나와 황금궁 제자들을 향해 석궁을 쏘았다. “슝슝슝!” 바람을 가르는 활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방금까지 오만방자하고 거칠 것이 없던 황금궁 제자들이 하나둘씩 바닥에 쓰러져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평소라면 하현의 신분 따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현은 인도인과 대결하는 국전을 목전에 두었다. 죽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누가 감히 그를 건드리겠는가? 진주희는 냉소를 지으며 손을 휘저었고 군중 속에 있던 집법당 제자들이 직접 황금궁 제자들의 석궁을 빼았았다. 하현의 옆으로 용문 집법당 사람들이 둘러서며 그를 호위하는 것을 보고 황소군의 안색이 새파랗게 핏기를 잃어갔다. 조금 전까지는 하현의 신분을 의심했었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그가 대단한 신분이라는 걸 100%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금궁이 이런 큰 낭패를 보고 스스로 치욕스러운 꼴을 당하자 황소군도 사나운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하현,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 “우리 황금궁을 이런 식으로 만들면 살아남지 못해! 나중에 꼭 후회하게 될 거야!” “세상사는 다 돌고 도는 거야. 절대 함부로 단정하면 안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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