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0장
운무로 뒤덮인 산악 협곡에 용문 내삼당의 암사가 있었다.
흰 치마를 입은 소녀가 마치 선녀처럼 하늘하늘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산속의 나무와 돌, 심지어 절벽에서조차도 마치 평지를 걷는 것처럼 가벼웠다.
산속의 바람은 매우 강했지만 모든 바람은 그녀의 속도를 높일 뿐 조금도 그녀를 흔들어 놓지 못했다.
벼랑 끝에 있는 푸른 연꽃을 따려고 살짝 고개를 쑥이던 그녀는 배낭 속에 넣어둔 핸드폰이 진동하는 것을 느끼자 얼른 몸을 일으켰다.
소녀는 핸드폰을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
맞은편에서 부드럽고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용문 본부에서 소식이 왔어.”
“그쪽에서는 네가 이번에 나가서 꼭 용문의 체면을 세워야 한다고 벼르고 있어.”
“명심해. 이번에 나가면 상대를 만나자마자 자비심은 버려. 절대 관대하게 대하지 마.”
“지금 우리 용문의 상대는 인도인이야. 같이 수련하던 언니 오빠들이 아니라구.”
차분하게 떨어지는 목소리에 소녀는 가볍게 ‘네'하고 대답하며 예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지금 그녀의 발바닥이 나뭇가지에 살짝 닿는 것을 보았고 그녀는 깃털처럼 가벼운 모습으로 절벽 사이의 오래된 건물에 착지했다.
가벼운 그녀의 몸놀림은 마치 물 위에 떠다니는 물방개처럼 자유롭고 날렵해 보였다.
마치 하늘을 제 마음대로 거니는 사람 같았다.
소녀는 사뿐사뿐 여유로운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 전통 무도복으로 갈아입은 뒤 다시 나왔다.
그리고 작은 배낭을 메고 마치 옛날 옛적 고대 협객들처럼 천천히 산길을 내려갔다.
...
대하의 동쪽 바다 어느 섬 위.
까맣게 그을린 피부를 자랑하며 상반신을 벗어던진 한 소년이 바다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주먹은 밀려오는 파도 위에 찰싹찰싹 부딪혔다.
파도가 그의 주먹에 부서졌다가 그의 뒤로 밀려나 하얀 거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거센 파도조차도 두 발을 벌리고 적과 맞선 것처럼 당당히 서 있는 소년의 기세를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확실히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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