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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44장

”퍽!”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첫 번째로 달려드는 용 씨 가문 고수의 얼굴에 손바닥을 후려쳤다. 용 씨 가문 고수는 밀려오는 고통에 눈앞이 캄캄해지며 몸체가 그대로 뒤로 튕겨졌다. 튕겨진 고수는 그들 무리 사이로 쓰러져 몇몇 용 씨 가문 고수들을 연이어 무너뜨려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손바닥을 후려친 하현이 이번에는 탁자 위를 탁 쳤다. 그러자 탁자 위에 있던 도기 접시 몇 개가 산산조각이 나서 부서져 사방으로 튀어나왔다. “아악!” 여기저기서 연거푸 비명이 터져 나왔지만 용 씨 가문 고수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쓰러졌지만 또 다른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이들은 죽음 따위 두려워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마치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끝없이 이어졌다. 하현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용 씨 가문 고수들 앞에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담담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공세는 누가 봐도 하현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도의 기세처럼 보였다. 구석에 몸을 숨기고 몰래 이 상황을 지켜보던 용천진의 여자들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녀들은 이렇게 훌륭한 고수들 앞에서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창백한 얼굴로 대문 근처로 물러나 이를 지켜보던 사청인도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련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거의 백 명에 가까운 용 씨 가문 고수들이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는 것을 한쪽 구석에 서서 가만히 지켜보던 탁심설은 천천히 허리춤의 장검을 뽑아 들고 한발 앞으로 걸어 나왔다. 용천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조심해, 하현도 만만찮은 사람이야.” 하지만 용천진은 탁심설의 실력이 출중하다는 것에 자신이 있었다. 그녀는 용문 전당의 선임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하현을 꺾을 수 없다면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솽!” 탁심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가냘픈 몸을 비틀어 귀신 그림자처럼 날쌔게 내던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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