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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7장

학비가 오천만 원이라는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방금 이서국에게 사기를 친다며 욕을 퍼붓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용해졌다. 오천만 원이라니!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1년 동안 모으지도 못하는 돈이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0이 몇 개인지도 모를 정도의 액수였다. 하현이 보여준 무학의 기술은 비범했지만 오천만 원은 너무 과한 금액이었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던 이서국은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한껏 드러내며 말했다. “오, 오천만 원! 이제 보니 국술당이 공짜로 옷과 밥을 제공하는 우리 국민무학당보다 더 파렴치하잖아?!” “입만 열면 오천만 원이야! 오천만 원이 뉘 집 개 이름인 줄 알아?” “맞아요! 도둑이 따로 없어요!” “사람 한 명 구했다고 뭐 아주 천정부지로 몸값이 오를 줄 알았나 본데!” “예전에 국술당도 비싸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 터무니없진 않았다구요!” “완전히 사기꾼 아니야!” “파렴치한 장사꾼 같으니라고!” 하현의 문하에 들어갈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하현을 헐뜯으며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현이 자신들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현은 냉담한 눈길로 사방을 둘러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당신들은 내가 학비를 너무 터무니없이 받는다고 생각해?” “당신들한테 무학을 배울 기회를 안 주면서 학비만 받아챙기려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맞아요!” 사람들이 화난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당신이 이러는 건 돈 없는 가난한 우리들을 무시하는 거라고요!” “돈 있는 사람들만 상대하려 하고 말이죠!” “뭐? 돈 있는 사람들만 상대하려 한다고?” “좋아! 그럼 조건을 한 가지 더 보태지!” “자신이 무학에 타고난 재능을 지녔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사람 있어?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돈 한 푼 내지 않아도 돼. 오히려 내가 월급을 주겠어!” 결연하고 강인한 하현의 목소리에 장내는 파장 후 시골 장터처럼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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