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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8장

하현의 얼굴에서 긴장한 기색이 사라지자 사청인의 얼굴에는 웃는 듯 마는 듯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녀는 하현을 바라보며 눈썹을 들었다 놓으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 “하현, 당신의 행동이 대담하고 예상치 못할 수준이라는 거,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감히 혼자 몸으로 자선모금 만찬장에서 사람을 죽이고 사람들 앞에서 용천진의 얼굴을 때리는 것도 모자라 총까지 쏘다니!” “용천진이 굴복하지 않고 당신이랑 끝까지 싸우겠다고 버텼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두렵지 않았어?” 사청인의 목소리가 매서운 칼날이 숨겨져 있는 듯 서늘했다. “하현, 당신이 너무 함부로 날뛴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너무 대담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청인의 얼굴에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것뿐만 아니라 분노의 그림자가 살짝 드리워졌다. 다만 그녀는 강력한 포커페이스를 시전하며 겉으로 보이는 표정과 숨결에는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 하현은 갑자기 사청인의 뺨을 사정없이 휘두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이런 여자는 얄밉고 짜증나지만 계속 접촉하다 보면 어느새 정복하고 싶은 충동이 인다. “쓸데없는 얘기 다 했어?” 하현의 표정은 냉담했다. “얘기 다 했으면 앉아.” “오늘 일은 당신들한테 해명하라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체면을 많이 봐준 거야.” 하현의 얼굴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용천진이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면 아마 바로 죽였을 거야. 내가 그런 것에 머뭇거리는 사람이 아니거든.” “어차피 방아쇠 한번 당기면 될 일인데 뭘.” 하현은 서슬 퍼런 눈빛으로 사청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강렬한 눈빛에 사청인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말해 봐! 용천진을 위해서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담판을 짓자고 한 거잖아?” “나와 동맹을 맺는 일, 당신이 용천진한테 제안한 거지?” 하현은 찻잔을 집어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덤덤한 표정으로 툭 내뱉었다. “맞아. 내가 용천진한테 제안한 거야. 적의 적이 반드시 친구가 되란 법은 없지만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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