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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5장

하현은 이희광을 유심히 바라보다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 국술당에서 이렇게 찍소리도 못하는 존재였어?” 이희광은 더욱 난처한 기색을 띠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됐어. 상대하지 마!” 이때 남궁나연은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끔 쳐다보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빨리 가서 연무장 청소하고 그 기구들도 다 닦으세요!” “이제 곧 수업 시작이에요!” “당신, 청소 안 할 거예요? 하기 싫으면 꺼져요!” 발끈하는 남궁나연의 말에 다른 교관들도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이희광을 쳐다보았다. 이 상황이 아주 재밌다는 듯 모두들 이죽거리고 있었다. 무학의 성지에서 온 그들은 모두 황금궁 외문 제자들이었다. 사실 재벌 2세들 앞에서도 별로 내세울 신분이 없는 자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이희광 같은 인물을 밟아 자신의 지위를 과시해야만 했다. “당신 좀 심한데!” 이희광은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 곁에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이희광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순간 하현은 얼른 손을 내저으며 이희광을 막아서고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바닥이나 쓸자구.” 하현은 청소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소위 교관들이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국술당은 앞으로 그의 본거지가 될 것이다. 만약 정말로 이런 난장판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가장 기본적인 상황부터 파악해야 조금씩 고쳐 나갈 수 있다. 쫓아내야 할 사람은 쫓아내어야 점차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내쳐야 할 학생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국술당이라는 곳에 국술 두 글자가 걸려있는 한 길가의 개나 소나 들어와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하의 전통 국술을 선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인재만이 국술당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 교관과 학생들이 모두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사이 하현과 이희광은 빗자루를 들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하현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는 사이 이희광은 한두 번이 아닌 솜씨로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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