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7장
”보아하니 당신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군.”
“그렇지 않으면 조 세자가 5대 문벌 사람이라는 걸 짐작도 할 수 없었을 텐데.”
경홍근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오만함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뭐 어쨌거나 당신이 조 세자를 안다니 말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군.”
경홍근은 파일을 꺼내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하현에게 툭 내던졌다.
이가음의 모친에게 해야 할 보상 외에도 무성 촬영 세트장의 최근 며칠 동안의 손실, 진 선배의 병원비 등 자세한 내역이 들어 있었다.
모든 내역은 상세하고 명확했다.
“이 숫자의 열 배를 보상해야 해. 알아들었어?”
경홍근이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하현은 이를 듣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상관께서 내 처제한테 배상하는 건 줄 알겠어요.”
“뭣이?!”
경홍근은 하현의 입끝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지적에 경멸하듯 얼굴을 일그러뜨렸다가 이내 냉담한 표정으로 돌아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소용없어!”
“잘못한 사람은 잘못을 인정하고 벌을 받으면 돼.”
“대충 계산해 봤는데 이번에 당신이 배상할 돈은 천억이야.”
“이 천억을 배상하고 한 달 동안 당신 처제가 우리랑 같이 지내는 거야. 그러면 일은 깨끗이 끝나.”
“문제없지?”
하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천억? 한 달?”
“그게 다입니까?”
하현의 말을 들은 몇몇 여자들은 모두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지었고 더욱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하현이 떠는 허풍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이어서 훅 불면 날아갈 기세였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 지금 하현의 말투를 들었다면 아마 상황을 주도하는 쪽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원래는 더 요구할 생각이었는데 우리는 도리를 아는 사람이니까 이 정도로 하는 거야.”
상관은 껄껄 소리 내어 웃었다.
“여자는 말이야. 아무리 절세미인이어도 한 달 놀고 나면 싫증이 나는 법이거든.”
“참, 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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