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5장
처절한 비명이 온 사방에 퍼졌다.
진기희는 그대로 옆구리 쪽을 걷어차여 가슴 보형물이 납작해졌다.
곧이어 하현은 울부짖고 몸서리치는 사람들을 뒤로한 채 돌아서서 입구 쪽으로 향했다.
하현은 연회장 입구에 도착했다.
연회장에서의 환한 웃음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
하현이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이희광은 얼른 하현 앞으로 나가 문을 발로 뻥 걷어찼다!
펑 하는 소리가 천지를 뒤흔드는 것 같았다.
이것은 부인의 생일잔치가 망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이희광이 끝까지 갈 준비를 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굉음과 함께 객석의 모든 하객들의 시선이 문 쪽으로 쏠렸다.
생일잔치 진행을 맡은 예쁜 여자 MC가 뜨거운 열정으로 말을 하고 있다가 그대로 얼어버렸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가음의 모친은 무성에서 가장 높은 신분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용문 서른여섯 지회장 중 가장 지위가 높은 용문 무성 지회장이었다.
얼마나 많은 무성의 귀족 2세들이 용문 무성 지회의 제자들인지 셀 수도 없다.
그리고 오늘 생일잔치에 온 사람들은 비록 상위권 최고 신분은 아닐지라도 모두 꽤 높은 신분과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생일잔치에 어떤 미친놈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거리낌 없이 날뛰고 횡포를 부릴 수 있겠는가?
“누구야?!”
“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워?!”
현장 질서 유지를 담당하던 용문 제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쏜살같이 달려와 앞장서서 호통을 쳤다.
다른 손님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저 너머 입구 밖에 진기희 일행이 널브러져 있는 것도 선명하게 보였다.
이건 오늘 생일잔치를 완전히 망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누가 함부로 이가음의 모친 얼굴에 먹칠을 한단 말인가?
케이크를 자르려던 부인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러나 그녀는 동요하지 않고 샴페인 잔을 쥔 채 불청객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비록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하현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단 하나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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