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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2장

하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는 설유아의 친구들 얼굴이 캡처되어 있었다. 목영신은 이가음의 모친이 출입하는 장면을 캡처해서 하현에게 주었고 신상 정보도 세심하게 준비해 보냈다. 잠시 핸드폰을 들여다본 후 하현은 고개를 들고 성형을 잔뜩 한 여자의 얼굴 위로 시선을 던졌다. “당신이 진기희야? 용문 무성 지회장의 제자이고 이가음의 모친 전속 수행원?” “어머? 내 이름과 신원을 다 알아냈다고? 허! 공부 좀 했나 보군!” 하현이 자신의 이름을 들먹이며 신원을 확인하려 하자 여자는 조금도 물러서는 기색 없이 성형한 얼굴을 당당히 내밀며 교만한 기색을 보였다. “내 신분을 알았다면 어서 썩 꺼져!” “그렇지 않으면 내 말 한마디에 당신들은 몸 성히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 “시골 촌뜨기 두 놈이 감히 이런 곳에 와서 밥이나 빌어먹으려고?” “당신들은 거울도 안 봐? 당신들이 그럴 자격이 되는지 어떤지 모르겠어?” 이 여자는 이가음의 모친 수행 비서로서 누가 생일 파티에 참석하고 누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하현 같은 사람은 당연히 초대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진기희의 다른 일행들은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 그녀들의 눈에 하현은 그저 우스꽝스러운 한심한 남자일 뿐이었다. 이가음의 부인 같은 높으신 분의 생일잔치에는 하객들의 신원을 아주 꼼꼼히 체크한다는 걸 알아야 했다. 어디 길가의 개나 고양이가 함부로 기웃거릴 수 있겠는가? 여기가 시골 잔치 마당인 줄 아나? 게다가 하현의 옷차림은 너무나 평범해서 아무리 보아도 돈이 있어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니 진기희 무리들이 하현을 비아냥거리지 않겠는가? 하현은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희광을 돌아보고는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 “당신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용문의 규칙을 잊었어?” 이희광은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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