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9장
”용천오 쪽에서는 언제든지 사람을 보내 그 관들을 모두 뺄 수 있는 거 아니야?”
설은아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
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 안에 누워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도의 두 번째 계급을 가진 높은 신분들이야. 모두 무성에서 이유 없이 죽었고.”
“내가 호의를 베풀어 이렇게 격식 높은 장례를 치러 줬으니 아마 인도 쪽에서는 모르긴 몰라도 겉으로는 고마워하고 있을 거야.”
“용천오가 감히 그 관들을 다 없애버린다면 인도인과 선봉사들이 그를 못살게 굴 거야, 안 그래?”
“득보다 실이 많은 일에 섣불리 나설 용천오가 아니지.”
“다른 방법을 강구해 상황을 타개할 수밖에 없을 거야.”
“하지만 그건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우리가 신경 써야 할 일은 무성 신시가지의 자금 회수에 실패한 용천오의 무성 파트너스가 업계에서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는 거야.”
“당신이 비즈니스로 무성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야.”
설은아는 하현의 말을 듣자 눈앞이 번쩍였다.
그녀가 방주로 있는 대구 정 씨 가문 상황도 지금은 많이 좋지 않다.
만약 무성에서 그녀가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다면 이는 분명 그녀에게 좋을 일이다.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가자 설은아는 갑자기 이불을 젖히고 벌떡 일어섰다.
“하현, 나 퇴원할래.”
“나 바로 회사로 나가 봐야겠어. 이제 슬슬 움직여도 될 것 같기도 하고.”
하현은 환하게 웃기만 할 뿐 말리지는 않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설은아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사업상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만약 설은아가 이 기회를 잡는다면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대구 정 씨 가문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참, 어제 유아가 회사 금고에서 차용증을 발견했는데 누군가 전에 회사에서 이천억을 빌린 것 같다고 하더라고.”
설은아가 갑자기 떠오른 듯 하현에게 말했다.
“만약 내가 그 이천억을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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