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5장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 항상 침대 밑에 숨어 있는 건 불가능하지.”
“사실 흑장미는 구석에 앉아 있었어. 밖에는 보이지 않을 뿐이지만.”
“그런데 오늘 아침 병원에 왔을 때 이상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어.”
“향수 냄새도 아니고 특유의 제라늄 냄새인데 묘하게 묵직하게 느껴졌지.”
“순간 인도인이 병원에 와 있다는 것을 직감했어.”
“당신들이 도대체 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해치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조심하는 게 나쁘지 않으니까 흑장미를 바로 준비시켰지. 그래서 침대 밑에 숨어 있었던 거야.”
“당신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을 때 당신한테서 딱 그 냄새가 났어.”
“그래서 그때부터 난 당신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
“그런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지 몰랐기 때문에 연기를 좀 했어.”
“그 이후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말하지 않아도 더 잘 알 테고.”
하현은 일목요연하게 그동안의 일을 말했다.
동시에 그의 말은 브라흐마 이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결국 자신이 치밀하게 계획한 살인 계획이 다른 사람에게 쉽게 들통이 나 버렸다.
이것은 교만하고 자존심 강한 인도인에게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군!”
브라흐마 이샤는 모든 과정을 듣고 피를 토할 뻔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에 외출하기 전에 향을 피워놓고 샤워를 하지 말 것을 그랬다.
오랜 습관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브라흐마 이샤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를 악문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
“당신은 내 동생을 죽이고 또 날 이 모양으로 만들었어!”
“능력이 있으면 날 죽여!”
“그렇지 않으면 이 피맺힌 원수를 반드시 되갚아 줄 거야!”
“우리 브라흐마 가문이나 선봉사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거든!”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브라흐마 이샤를 바라보며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떠올렸다.
“이럴 땐 용서를 비는 거야! 그러지 않고 도발한다면 그건 정말 죽여 달라는 소리밖에 안 돼!”
“정말 내 손에 죽고 싶은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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