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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9장

하현은 영지루의 진지한 표정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자신이 그녀의 성의를 거절한다고 해도 그녀는 결코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잠시 생각한 끝에 하현은 마지못해 승낙했다. 그러면서 그도 기회를 봐서 뭔가로 답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이제 친구라고 할 수 있으니 당연히 예의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현은 영지루의 점심 초대에는 완곡히 거절했다. 영지루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의 눈빛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현이 영지루의 생명의 은인이 아니었더라면 아마 이 경호원들은 하현과 영지루의 거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날이 선 시선을 보냈을 것이다. 영지루의 정체를 알고 있는 하현은 경호원들의 매서운 시선에는 개의치 않았다. 신분이 신분인 이상 영지루는 신변의 보호를 확실히 받아야 했다. 어젯밤 일이 있은 후 영지루의 아버지는 영지루가 낯선 남자와 단둘이 있는 것을 내버려둘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하현도 영지루의 집안의 지나친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하현은 지금 병부 대장로의 자리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9대 병부 총교관의 명예에도 미련이 없었다. 그는 단지 조용히 자신의 삶을 살며 과거 설은아에게 소홀히 대한 것을 메우고 싶을 뿐이다. 영지루와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아서 그는 택시도 잡지 않고 그냥 공유 전기차를 몰고 도끼파 본거지가 있는 동네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하현은 무성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곰곰이 복기했다. 현재 집법당을 장악하는 것은 비교적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용인서의 몸이 위독하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용 씨 가문에는 세 명의 유력한 후계자가 있었다. 하현은 그중 용천오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용천오는 용 씨 가문 문주와 용문 문주에 오를 자격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지금 인도인들은 무성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그를 부추기고 있었다. 하현은 정황상 용문대회에서 일단은 1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용문 문주 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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