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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6장

올라가지도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현은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용문대회에 온 것은 김방아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방아는 하현의 설명 따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탄식하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현, 사실 난 네 마음 이해해.” “대학 다닐 때 남자들이 나한테 미련이 남아서 기숙사 뒤 운동장을 뛰어다녔던 거 다 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잖아!” “세월이 지났는데도 당신은 참 여전하네!” 김방아는 포니테일을 새침하게 흔들며 잘난 척했다. “솔직히 말해서 난 그런 거 별로 안 믿었거든.” “전교에서 제일 예쁘고 인기가 많았지만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데도 아직 미련을 못 버리고 쫓아온 사람이 있을 줄은.” “졸업한 지가 얼마야?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쫓아다니다니! 날 만나기 위해 남원에서 무성까지 온 건 우연히라도 나랑 마주치기 위해서잖아!” “그건 네가 계속 내 행방을 알아보고 다니며 날 만나고 싶어 했다는 뜻이고.” “하현, 널 어쩌면 좋아?” 김방아는 기분이 좋은 듯 계속 입을 열었다. “네가 나한테 사랑에 빠진 건 알지만 난 아니야. 우린 이루어질 수 없어!” “그만 단념해. 더 이상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 김방아의 말에 그녀의 친구들은 놀란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김방아가 젊었을 때는 분명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현 같은 사람이 감히 무성에까지 쫓아와 김방아를 귀찮게 하다니! 그는 당최 주제 파악도 하지 못하는 것인가? 자신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김방아는 팔짱을 끼며 도도한 표정으로 하현 앞으로 걸어와 거만하게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하현, 우린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게 어때?” “아니면 남사친 정도?” “하지만 내 남사친들은 모두 돈도 권력도 어마어마한데...” “예를 들어 오늘 여기 시험장에 있는 이서국이라는 사람이 며칠 동안 내 꽁무니를 쫓아다니지 뭐야. 그렇다고 그를 비난할 수도 없잖아.” “대학 동창이니 특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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