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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장

장택일이라는 이름의 이 노인은 서울 골동품 협회의 회장이었고, 그 뒤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는데 여자는 안수정이었고, 남자는 그의 제자 장민수였다. 이 사람을 봤을 때도 하현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서울 골동품계의 명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 골동품 감식에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안흥섭과 친분이 두터웠다. 제자 장민수는 분명 안수정에게 관심이 있었다. 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초점은 안수정에게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수정이 하현을 보았을 때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고, 장민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그의 시선이 하현에게로 향했을 때 그의 눈동자 속에는 더욱 강한 경각심이 생겼다. 안수정은 진정 차가운 미인이었다. 지금까지 어떤 사람에게도 가식을 떨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이 젊은이를 마주하니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 순간 서로 소개할 필요도 없이 장민수는 벌써 하현을 경쟁상대로 삼았다. 이 때 안흥섭이 일어나 건너가서 장택일과 가볍게 악수를 하고 웃으며 말했다. “늙은이 드디어 왔구나. 이번에는 네가 내 체면을 구기지 않을 줄 알았어.” 장택일이 웃으며 말했다. “듣기로 네가 우리 서울에서 좋은 물건을 몇 가지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어. 내가 반드시 보러 와야지. 만약 안흥섭 대가의 눈이 멀었다면 난 며칠 동안 즐겁게 지낼 수 있을 텐데!” “쳇, 모든 일이 순조로워. 비록 내가 노안이 오긴 했지만 아직 눈이 멀 때는 아니야.” 안흥섭은 한 마디 욕을 했다. 하현은 이 광경을 보고 깨달았다. 이 두 골동품계의 유명한 인물은 반드시 진정한 지교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교류방식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안흥섭의 잘 아는 동생이시죠? 듣기로는 지난번에 《부춘산거도》도 감정했다면서요?” 장택일은 하현 앞에서 위아래로 몇 번을 훑어 본 후에야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가 보기에 하현은 보통 젊은이로 평범하고 특이한 점이 없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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