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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8장

설은아는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 “절대 무릎 꿇지 않을 거야...” “퍽!” 이해나는 손을 뒤로 힘껏 젖힌 뒤 설은아의 반대편 뺨을 때렸다. 그러고 난 뒤 오른손으로 설은아의 머리채를 잡아 책상 위에 이마를 세게 내리쳤다. 설은아는 눈앞이 어질어질해서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 그녀는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방주였다. 어디서 이런 대접을 받아보았겠는가? 무성 사람들의 거친 손버릇에 그녀는 만신창이가 될 지경이었다. “퍽퍽퍽!” 설은아의 뒤에 있던 여자들이 이번에는 번갈아가며 설은아의 무릎을 걷어차서 억지로 그녀의 무릎을 꿇렸다. 설은아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고 머리카락은 어지러이 춤을 추었다. 그야말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이해나는 팔짱을 끼고 설은아에게 다가와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야, 네 성격이 그렇게 강직해?” “아직도 무릎 못 꿇겠어?” 이해나의 말을 듣고 그녀 뒤에 있던 몇 명 여자들은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 표정으로 설은아를 쳐다보았다. 예쁘고 흠잡을 데 없는 설은아에게 은근한 질투심을 느꼈었는데 이해나에게 당하고 있는 꼴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한 모양이었다. 설은아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당신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 “어머! 이 악물고 복수하겠다는 거야?” 이해나는 음흉하고 잔인한 여자였다. “자, 이 여자의 더러운 입을 갈기갈기 찢어버려!” 이해나의 명령에 옆에 있던 여자들은 달려 나와 설은아의 얼굴을 마구잡이로 때렸다. 여자들은 피를 본 승냥이들처럼 흥분한 눈동자로 설은아를 죽일 듯이 때리며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설은아는 발버둥을 치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지만 여자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감당하지 못할 고통에도 설은아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며 비명 하나 지르지 않았다. “풀썩!” 얼마 지나지 않아 설은아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쓰러졌다. ... 하현이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지난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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