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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8장

용이국이 모습을 드러내자 하현은 엷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아니 판을 너무 작게 만드는 거 아니야?!” “이런 판에는 용천오가 나와야 제 격이지!” “뒤에 숨어 파렴치한 소인배 노릇이나 하면서 대신 당신 같은 피라미를 보내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구도가 좀 안 맞다고 생각하지 않아?” “용천오? 판을 작게 만든다고?” 하현의 말에 용이국은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 “하 씨.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른 사건일 뿐이야. 우린 이 일에 정의를 지킬 뿐이고. 그런데 용천오가 이런 데를 올 필요가 뭐 있겠어?” “정말 가증스럽군!” “여기 피해자 가족들, 시민들, 기자들 눈빛이 서슬 퍼렇게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걸 몰라서 이러는 거야?” “아무도 당신 말에 속지 않아!” 그러면서 용이국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해 간략하게 진술하는 한편 이전 영상과 증거를 제시해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이 장면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일이 이 지경에까지 발전했으니 정말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틀림없이 내일 아침 빅뉴스가 될 것이다. 순간 기자들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하 선생님, 피해자 가족과 대질하실 의향 있습니까?” “당신이 결백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용문 집법당 제자들과 도끼파 패거리들은 마치 전장에서 적을 마주한 것처럼 표정이 굳어졌다. 어쨌든 그들은 하현과 한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만약 하현이 살인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면 그들도 재수 없게 같이 오명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용호태 가족들은 분명 용이국을 지지하고 있는 듯했다. 그들이 이렇게 나타난 이상 분명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을 터였다. “피해자 가족들과 대질하실 의향 있으십니까?” 하현의 일행들이 그를 말리려 했을 때 하현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 하현은 바르게 행동하고 똑바로 살아왔습니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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