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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1장

최희정이 어떻게든 하현을 괴롭히려고 안달이 나 있는 모습을 보고 설유아는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세 모녀 중 진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최희정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최희정이 아침에 전화로 했던 진술을 번복해야만 하현이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편 설은아는 눈썹만 찌푸리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현은 절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그녀의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희정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설은아로서는 더 이상 최희정을 말리기가 쉽지 않았다. 최희정의 성격상 그녀가 마음먹고 거짓증언하려고 한다면 정말로 하현은 옴짝달싹도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최희정의 마음속엔 최고 부잣집의 장모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예전에 하현이 항성에서 최희정을 찔렀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최희정의 사람 됨됨이로 봤을 때 하현을 구할지 죽일지는 이미 고려할 가치도 없는 문제였다. 설은아가 어떻게 자신의 엄마를 설득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던 그때 경찰서 정문 앞에는 롤스로이스 몇 대가 행렬을 지어 멈춰 섰다. 그러자 하얀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의 뒤를 이어 전통의상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여자가 양산을 받쳐 들고 경찰서 로비로 걸어갔다. 용천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마 씨 가문 마영아가 설은아 일행을 발견하고는 입을 열었다. “은아! 괜찮아?”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다가 나왔다는 소식 오늘 막 들었어.” “다 내 잘못이야. 갑자기 집안일 때문에 제대로 당신들을 대접하지 못했어.” “괜히 억울한 누명이나 쓰게 했지 뭐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그 일은 내가 반드시 사람을 시켜 해결하도록 할게!” “당신들이 감옥에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그 일은 반드시 책임질 사람이 책임질 것이고 당신들한테 위자료도 배상할 거야!” 용천오는 천천히 걸어오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얼굴에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치 설은아와 최희정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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