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6장
”말을 잘 해 줘요?”
하현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
“성 서장님,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전 그런 거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 사람들은 보석해 주어야 합니다.”
“한 시간 드리겠습니다.”
하현은 왼손을 들어 손목에 찬 롤렉스 시계를 보더니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한 시간 뒤 두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요.”
“죄송하지만 계약서를 사실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현은 말을 마치며 손뼉을 쳤다.
진주희는 옆에서 계약서 사진 몇 장을 꺼내 성경무 앞에 던졌다.
성경무는 얼른 계약서 사진을 보더니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
그 사진은 최희정이 ‘사기'를 쳤다고 뒤집어쓴 그 계약서를 찍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계약서는 지금 무성 경찰서에 소장되어 있을 텐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지?
성경무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매섭게 쏘아보았다.
성경무의 코앞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하현 쪽 한여침밖에 없다.
그는 무성 6대 파벌 중 하나인 도끼파의 수장이니 뒤로 내통하는 수사팀장을 찾아가서 사진 몇 장 찍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성경무는 잠시 동안 사진을 뚫어져라 본 후에 냉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 씨, 사실대로 말하자면 우리 경찰서에서 이미 이 계약서를 감정해 봤어. 가짜로 판명 났고.”
“그걸 진짜처럼 만들고 싶어?”
“당신도 감옥에 들어가 썩고 싶은 거야?”
하현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성경무 서장님, 우리는 그런 나쁜 취미 없어요.”
“하지만 사진을 입수한 후 저도 이미 대구, 남원, 항성의 몇 개 기관에 의뢰하여 감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서명도 날인도 모두 진짜 계약서였습니다.”
“계약 내용은 어처구니없어 보였지만 말이죠.”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난 이 계약을 실제로 이행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요.”
“당신네 무성의 황금 광산을 정말로 최희정 여사의 소유로 만들 수 있다 이 말입니다.”
하현의 표정은 냉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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