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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0장

진주희는 어디서 난 것인지 마취제 한 병을 꺼내어 얼른 표 선생의 몸에 주사했다. 그런 다음 진주희는 지혈을 하기 위해 표 선생의 몸에 붕대를 감아 끊어져 가는 그의 목숨줄을 이어 붙이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동작들은 표 선생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그는 잠시 후 자신의 운명이 더욱 처참해질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평생 오만방자하게 날뛰며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괴롭혀 왔던 표 선생의 얼굴에는 울분과 절망이 가득했다. 그는 평생 건달의 세계에 살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을 만나니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게 모두 헛된 일 같았다. 과거에 그는 죽고 싶을 만큼 사람들을 괴롭혔다. 괴로움에 차라리 목숨을 끊고 싶을 만큼. 살지도 죽지도 못할 지경으로 사람들을 몰아세웠다. 오늘 그 모든 업보가 자신에게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 “아직 죽지 않았잖아?” 조남헌이 총으로 표 선생의 이마를 툭 건드렸다. “죽지 않았으면 어서 길을 안내해.” “이제 도끼파들을 죽이러 가야지!” 말을 하는 중에 용문 자제 두 명이 급히 달려와 표 선생을 들어 휠체어에 실었다. 표 선생은 상대방이 휠체어까지 준비해 놓은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개자식! 네놈들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사람을 뭘로 보고!” “탕!” 조남헌은 망설임 없이 바로 총을 쏘았다. 이번에는 표 선생의 허벅지에 맞았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조남헌의 시선이 자신의 남근에 향하자 표 선생은 온몸을 떨며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십여 분 후, 도요타 밴 한 대와 랜드크루저 한 대가 도끼파 패거리들의 본거지를 향해 달렸다. 표 선생은 랜드크루저의 엔진 쪽에 묶여 보기에 따라서는 위풍당당하기까지 했다. 밴에서 내린 최예단도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뭔가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하현의 신원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녀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표 선생의 모습에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부, 지금 뭘 하려는 거야?” 아까 하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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