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2장
”언니, 무성에는 법이라는 게 없어?”
설유아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나와 성원효가 하려던 일은 같이 공연에 참석하는 것이었어. 그뿐이었다구.”
“더군다나 우리 엄마와 언니도 용천오 그놈한테 당한 거야!”
“성원효가 공정한 진행을 돕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그와 잠자리를 하고 언니와 엄마가 사기를 쳤다는 데 서명하라니!”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너무 음흉하지 않아?”
“언니, 내가 서명하면 우리 엄마와 언니는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할 거야!”
최예단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설유아, 아무 말도 안 해 줬다고 나중에 나 원망하지 마!”
“법은 무슨 법? 뭐가 공정한 건데?”
“요즘 세상에 다 자기자신을 위해 사는 거지!”
“황금궁과 용 씨 집안사람들의 미움을 샀는데 살아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순진하게 굴지 마! 지금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너 자신을 구할지 그거나 생각해!”
“그냥 눈 딱 감고 서명만 하면 네 목숨은 챙길 수 있잖아?”
“만약 그런 순진하고 고리타분한 생각으로 네 생각만 고수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나 원망하지 마!”
“언니,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 달라고 그 많은 돈을 들여 언니를 조수로 고용한 거 아니잖아!”
설유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성원효의 요구에 응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명도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일 무성 경찰서에 가서 항의하고 언니와 엄마를 구해 낼 방법을 생각해 볼 거야!”
설유아는 자신이 설은아와 최희정의 마지막 구명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절대 타협할 수가 없었다.
“설유아, 왜 그렇게 어리석어?”
최예단은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했다.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어?”
“여기는 무성이지 대구가 아니야!”
“이곳은 네가 생각하는 법이 아니라 실력과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야!”
“대구에서야 네 입김이 먹히겠지.”
“그런데 여기서는 씨알도 안 먹혀!”
“도끼파, 용 씨 가문, 용문 등은 말할 것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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