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0장
섬나라 염류는 사람의 몸을 베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정기와 오감을 베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살인술은 더없이 무섭다.
같은 경지에 있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구나 야규 로쿠로보다 훨씬 높은 경지에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칼날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휘두른 칼날에도 하현은 조금도 다치지 않고 몸을 피하다니!
순간 야규 로쿠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야규 로쿠로가 충격에 휩싸여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감고 있던 하현은 천천히 눈을 떴고 눈앞에 있는 야규 로쿠로를 향해 사정없이 발을 들어 걷어찼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번개 같은 공격이었다.
기고만장했던 야규 로쿠로는 하현에게 망신을 주고 싶었다.
하현의 실력이 보잘것없을 거라 생각했고 절대로 반격할 기회조차 주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그였다.
그러나 하현이 자신을 향해 발길질을 하는 것을 보이자 야규 로쿠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얼른 두 손으로 자신의 앞을 가로막아야 했다.
“퍼퍽!”
하현은 사정없이 야규 로쿠로의 몸을 걷어찼다.
전력을 다해 막아서던 야규 로쿠로의 몸이 붕 날리며 바닥에 내리꽂혔고 그대로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고꾸라진 야규 로쿠로 앞에 우뚝 섰다.
야규 로쿠로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로서는 달리 손쓸 방법이 없어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들어 다시 한번 힘을 모으려고 애썼다.
“빠직!”
섬뜩한 소리와 함께 야규 로쿠로의 왼손이 하현의 발밑에 깔린 채 부러졌다.
하현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다시 발을 들어 올려 이번에는 야규 로쿠로의 오른손도 그대로 밟아 버렸다.
“퍽!”
하현은 두 손이 모두 부러진 야규 로쿠로를 발로 걷어차 날려 버렸다.
땅에 굴러떨어진 순간 야규 로쿠로는 모든 전투력을 상실했고 몸을 일으키려고 해도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 정도도 하현이 섬나라 사람들을 견제하기 위해 많이 사정을 봐준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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