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3장
”넷째 오빠, 정말 우리 가문 전체를 싸움판으로 만들 작정이야?”
“아니면 오빠는 처음부터 구천이한테 자리를 내줄 마음이 없었던 거야?”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제대로 말하지 않고 지금까지 기다린 거야?”
“설마 정말 하현을 내세워 우리 가문의 지금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현재로서 하현을 소주에 앉히는 일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문주로서 오빠의 처사는 온당치 않아!”
“앞으로 항도 하 씨 가문은 오늘부로 뿔뿔이 흩어질지도 몰라.”
“넷째 오빠, 정말 가문의 역적이 될 생각이야?”
하백진은 말을 마치며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는 하현을 정말로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갑자기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딱 그 꼴이었다.
하현만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에게 끼친 피해가 여간 적지 않았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진작에 하현을 죽이지 못한 게 후회스러울 따름이었다.
하현을 죽였으면 오늘날 이런 꼴은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무슨 말을 해도 늦었다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자신의 형들과 여동생의 말에 하문준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마음에 씻지 못할 생채기를 내며 지나갔다.
하문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잠자코 있자 당난영이 갑자기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앞으로 나섰다.
“여러분, 오늘은 어머님의 기쁜 날입니다.”
“어쨌든 축하부터 하죠.”
“소주를 정하는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는 걸로 해요. 어떻습니까?”
“당난영, 당신이 뭘 알아요?”
하백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당난영을 쳐다보았다.
“기왕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오늘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나중에 일이 커지지 않고 찜찜한 마음도 없죠.”
“그러니까 넷째 오빠는 오늘 이 자리에서 도망갈 수 없어요!”
“도대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확실하게 우리한테 설명해야 해요!”
“넷째 오빠, 대세에 순응해서 하구천을 등극시킬 거야?”
“아니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고집을 부려 하현을 상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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