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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장

“술 마실 때 벌주는 안 마시지?” 말을 마치자 박시훈은 슬기의 얼굴을 때렸고, 동시에 왼손으로 슬기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슬기는 통증 때문에 소리를 냈지만, 박시훈은 동정하기는커녕 더욱 흥분했다. 그는 요 며칠 그 늙은 요괴에게 몹시 시달렸고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채 끊임없이 짓밟혔다. 이 때 슬기 앞에서 한 남자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보아하니 회장이랑 너는 아직 안 했나 보네? 그렇다면 이 어르신이 가르쳐주지!” 박시훈은 오만 방자한 얼굴로 이 순간 뒷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하엔 그룹의 회장이었다. 비서 한 명과 잔다고 무슨 뒷일이 있겠는가? 슬기가 발버둥치자 방 안에서 큰 소리가 났다. 김겨울이 밖에서 홀 일을 마치고 막 올라왔다.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듣고 문을 밀었을 때 눈앞에 광경이 펼쳐졌다. “박시훈! 이 짐승 같은 놈! 너 손 놔!” 김겨울은 겁에 질려 있었지만, 전에 슬기가 그녀를 도와 준 적이 있어 그녀도 슬기가 눈앞에서 이렇게 당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어서 짐승을 짓밟아 버렸다. 그녀는 힘겹게 의자 하나를 들어 올려 박시훈의 등을 세게 내리쳤다. “이 천한 놈아!” 박시훈은 두들겨 맞아 맥없이 쓰러졌다. 그는 요 며칠 하선미에게 몸이 붙들려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두들겨 맞으니 그는 잠시 눈앞이 캄캄해지고 어지러웠고 힘이 없었다. “이 년아, 이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어르신과 비서가 장난 좀 치는 건데? 믿든지 말든지 너는 내일 당장 해고야!” 박시훈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는 험상궂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입에 있던 고기가 이렇게 사라지다니, 그는 미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박시훈! 의기양양해 하지마. 하씨 가문에서 아직 내 메일에 답장이 안 왔어. 만약 당신의 보직 서류가 가짜라면 당신은 그 결과를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 슬기는 이 때도 반응을 보이며 김겨울을 뒤로 제지하고 박시훈을 보며 소리쳤다. 박시훈은 냉담하게 웃었다. “네가 나를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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