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2장
허민설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말 속에 단단한 뼈가 박혀 있었다.
순간 하구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진퇴양난에 빠졌다.
하구천 앞에서 감히 자기가 상석을 노리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구천이 두려워서 아무 말도 못 한다는 걸 들키고 싶지도 않았다.
순간 분위기는 어색하고 거북하게 흘러갔다.
곽영준과 하민석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이 하구천 앞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해 봐야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일말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구봉이 하구천을 받아쳐 유리천장을 건드릴 수만 있다면 자신들에게도 아마 조금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하구봉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애써 냉정을 되찾았다.
그러자 그는 하구천을 곁눈으로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
“하구천, 무턱대고 이곳에 온 건 내 잘못이야.”
“하지만 더는 참을 수가 없었어.”
하구봉은 말을 마치며 태블릿 PC를 하구천 앞에 놓았다.
“이거, 당신이 항성일보에 제보한 거지?”
사람들의 시선이 태블릿 PC로 쏠렸고 모두들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구봉에게 이 공로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공로는 휘발성 기사처럼 폭로되어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질 지경이 되었다.
어쩐지 하구봉이 불같이 화를 내며 들이닥치더라니.
하구천은 태블릿 PC를 잠시 들여다본 뒤 입을 열었다.
“하구봉, 하현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날 의심하는 거야?”
“이 기사가 나간 뒤 가장 큰 이득을 본 자는 그 사람이어야 옳아.”
하구봉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현도 개자식이긴 하지만 그가 지닌 한 가지 장점은 말한 대로 한다는 거야.”
“그는 자발적으로 이 공로를 나한테 넘겨주겠다고 말했어.”
“그렇다면 그가 뒤에서 이따위 소인배 짓을 할 필요가 없지.”
“그러니 이 일이 어떻게 하현이 한 짓이겠어?”
하구봉은 아직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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