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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2장

하구천의 용모는 항성과 도성에서 아주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진을 본 사람들은 그가 하구천이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넷째 공주가 말하는 쓰레기 같은 남자가 바로 항도 하 씨 가문 하구천이었다는 걸 안 사람들은 순간 모든 정황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예전부터 공주는 왕자와 어울리는 게 여러모로 그림이 맞다. 하구천이 넷째 공주와 어울린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였고 충분히 그럴듯한 얘기였다! 사람들의 이목이 순식간에 넷째 공주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녀는 계속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모두가 이 변덕스러운 남자를 잘 알고 있으니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어제저녁 폐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제가 이 사건을 일으킨 건 순전히 하구천을 노리고 한 것입니다.” “이 개 같은 남자와 같이 죽겠습니다!” “그런데 이 쓰레기 같은 놈은 일 일이 마치 남의 일인 양 포장하려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주의 체면을 걸고서라도 그를 절대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하구천! 잘 들어!” “감히 나를 버리고 신의를 저버렸으니 저세상 끝까지 당신을 쫓아갈 거야!” “딱 기다리고 있어!” “가자!” 말을 마치자마자 넷째 공주는 홀연히 돌아섰다. 말 몇 마디로 하구천의 치졸한 막장극을 순식간에 망쳐놓은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말 몇 마디로 하구천은 천하의 몹쓸 놈이 되었다. 아마 하구천은 지금쯤 적잖이 당황해하고 있을 것이다. 넷째 공주가 이런 짓을 꾸밀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 처음에 넷째 공주가 무대에 등장했을 때 하현은 군중 속에 서서 그녀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역시 이 여자는 보통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에게도 지독한 여자였다. 안 했으면 안 했지 한다고 칼을 빼든 다음엔 가차없었다. 정말 무서운 여자다. 방금 그녀가 한 행동으로 하구천은 이제 항성을 대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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