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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2장

울그락불그락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는 최희정의 모습에 설은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보름 동안 하현과 연락도 없었다. 항성과 도성에서 일어난 일은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설은아는 하현이 정말로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피로 물드는 장면은 그녀의 뇌리에 남아 그녀를 계속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도 안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말로 하현이 최희정을 죽이려고 했다면 분명히 깔끔하게 끝내는 게 맞다. 하지만 직접 보고 직접 들었음에도 그녀는 도무지 혼란스러워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멀어져 가던 생각을 붙잡고 설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엄마, 우리 그 얘기 그만하면 안 될까?” 계모만도 못한 최희정은 괴로워하는 설은아의 표정을 보며 오히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래. 알았어. 이제 그 자식 얘기는 하지 말자!” “참, 오늘 밤 용천오가 웨스틴 호텔에 새로 오픈하는 레스토랑으로 초대했어.” “너도 우리랑 같이 갈 거지?” 설은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난 오늘 밤 할 일이 좀 있어...” “가야 돼! 무조건 가야 된다고!” “워라밸도 몰라? 여자애가 제대로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다고 그래? 매일 그렇게 일만 하다 뭐하게?” “그리고 네가 용천오한테 시집이라도 가서 나중에 금광 개발 수익금을 우리한테 좀 준다면 우린 그 돈으로 평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어. 네가 이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어!” “어쨌든 오늘 밤 넌 꼭 가야 해! 내가 정했어!” “딴소리하지 마!” 최희정은 횡포나 다름없는 기세로 설은아를 몰아붙였다. 특히 최근에 용천오가 그녀를 추켜세우자 더욱 오만해진 터였다. 최희정은 말을 마치며 운전기사에게 얼른 차를 몰라고 손짓했다. 최희정과 설은아의 공방전이 일단락되자 뒷자리에 잠자코 앉아 있던 설유아가 입을 열었다. “엄마, 언니. 오늘 저녁에 우리가 뭘 먹을지 모르지만.” “일단 훠궈나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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