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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장

희정은 하현이 10억을 더 빌려줄 것이라 계산하고 있을 때, 서울 공항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공항은 항공편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가장 많은 항공편은 제주에서 날아온 비행기들이었다. 이 때 슬림한 정장 차림에 곱슬 머리를 한 남자가 양손에 짐을 들고 출국장입구에 섰다. 무관심한 표정으로 핸드폰 대신 장미 한 송이를 뒷짐 진 채 들고 있었다. 그의 주위에 많은 어린 소녀들이 지나갈 때 그들은 그의 눈이 빛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시대에 사람을 데리러 갈 때 핸드폰을 보지 않는 남자는 매우 적었다. 이 제스처만으로도 수천 명의 소녀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다. 잠시 후, 출국장에서 마침내 누군가가 나왔다.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 8명이 길을 연 뒤 50대 중반의 부자로 보이는 날씬하고, 그런대로 기품이 있는 여자가 등장했다. 이미 나이가 들었지만 이 여인은 여전히 화장을 짙게 하였고, 최신 신상을 입고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그저 걸어 다니기만 했지만 모르는 사람은 접근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하선미. 강남 하 씨 가문의 2대째 범상치 않은 여인이었다. 그녀는 중년에 남편을 잃고 슬하에 자식도 없으니 하 씨 집안에서는 외할머니도 친하지 않고, 아버지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비즈니스에 머리가 있어 하 씨 가문에서 강남의 지위를 이용해 스스로 많은 돈을 벌었고, 본적은 다시 하 씨 가문을 받고 약간의 발언권도 얻었다. 물론 전반적으로 하 씨 가문의 변두리 인물이긴 하지만 강남의 다른 사람들에게 그녀는 절대적으로 두려운 존재였다. 이 시간, 그녀가 먼 길을 온 목적은 오직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 박시훈을 위해서였다. 이전에 박시훈은 그녀의 시중을 들기 위해 제주로 갔었지만, 최근 박시훈은 그녀에게 서울에 와서 자신을 뒷받침해 달라고 이미 여러 차례 요구를 하였다. 왜냐하면 그가 이미 처참하게 어려움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선미는 결국 왔다. 그녀가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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