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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2장

하은수가 나타난 것을 보고 장가연은 얼굴색이 변했다. 하은수는 때때로 연예주간지나 재경일보에 가끔 얼굴이 실리는 인물이었다. 항도 하 씨 가문 고위층들 중 장가연이 얼굴을 아는 몇몇 중의 하나였다. 이시카와 다이치의 비서가 건 전화 한 통에 하은수 같은 거물급 인사가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김 비서는 하은수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얼른 달려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서 와서 내 얼굴 좀 보세요. 방금 맞아서 벌겋게 부어서 말도 아니라구요!” “항도 재단 사람들은 완전히 선을 넘었어요. 저들은 반드시 이 일에 책임을 져야 해요!” 김 비서는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데 열을 올렸다. 하은수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항도 재단 사람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 정말 대단들 하시군!” “설마 이시카와 도련님의 일행이 우리 하 소주의 귀빈이란 걸 모르시나?” “당신들은 하 소주의 귀빈들을 때린 거야? 보아하니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되겠어!” “누가 손모가지를 함부로 놀린 거야? 스스로 무릎 꿇고 어서 나오지 못해? 어서 이시카와 도련님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손모가지를 부러뜨려! 그렇지 않으면 일은 더 커지게 될 거야!” 장가연 등 여직원들은 모두 겁에 질려 어쩔 줄을 몰랐다. 그때 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 말이 맞아. 오늘 이 일은 무릎 꿇고 사과하고 게다가 스스로 손목을 부러뜨리지 않으면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하은수는 익숙한 목소리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누구야?” 순간 그는 몸을 휙 돌렸다. 하은수의 시선이 하현과 하수진에게 꽂히는 순간 그는 흠칫 놀라더니 눈가에 미친 듯이 경련이 일어났다. 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하은수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앞으로 나와 오른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린 후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은수, 당신이 상황을 점점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어, 알아?” “예전에 좋은 시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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