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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장

‘슬기’라는 두 글자를 듣고 방현진은 마침내 고개를 돌려 담담하게 미야모토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난 후 그는 흥미로워하며 말했다. “이 여자 확실히 재미있네.” “아마 그녀는 상류층의 이름난 규수집 따님 중에서도 성격이 있는 편일 거야. 머리도 있고.” “그녀는 분명히 하현을 엄청 걱정했어. 내가 거래를 제안했을 때 마음이 움직이긴 했지만 결국은 거절했어.” “내가 보기에 그녀는 하현을 사랑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 “그녀는 하현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하현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어.” “우리에게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야.” 방현진은 유감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슬기가 이토록 자신만만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게 조사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이 좀 불편했다. 하현의 신분으로 볼 때 그는 쉽게 판을 뒤집을 자격이 없었다. 어쨌든 이 곳은 용과 뱀이 뒤섞여 사는 정세가 급변하는 대구였다. 국내외 수많은 시선이 이 순간 집중되었다. 이 곳에서 소동을 부리려면 남원 3분의 1의 땅에서 보다 몇 배나 어려워질지 모른다. 미야모토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방 도련님, 이 여자가 진작에 우리의 의도를 간파한 것은 아닐까요?” 방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의 의도를 간파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이런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울 거야.” “내가 제안한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더라도 그녀는 받아들여야 했어야 맞아.” “하지만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거절했고, 우리가 하현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했어.” “너무 아쉽다!” 미야모토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고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현장의 분위기는 어색하고 엄숙해졌다. 한참 후에야 미야모토는 원래 모습을 회복했고 애교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 도련님, 기왕 이렇게 됐는데, 앞으로 정말 아무 것도 안 할 건가요?” “그러면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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