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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5장

곽영민과 하민석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용인서와 같은 거물에게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사과하지 않으려면 지원병을 요청해 보든지.” 용인서는 정교한 실크 스카프를 꺼내 손가락을 닦으면서 가볍게 입을 열었다. “곽씨 집안과 이씨 집안이 이 일들을 해결해 줄 지 한 번 봐봐.” 곽영민과 하민석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개뿔! 하 세자를 밟는데 정말 오랜 시간을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가족에게 이 일이 전해지느니 차라리 목 매달고 죽는 게 나을 것이다. 그들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 이렇게 많이 준비하고 이렇게 많은 후수를 두었는데도 결국 이런 꼴을 당하다니? 오늘 하현 하 세자를 짓밟아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한다니,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여태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 용인서는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스스로 여기서 죽을래? 아니면 내가 직접 항성으로 돌려 보내줄까?” 맞은편에서 용인서의 압박에 곽영민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지만, 그는 하현 앞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하현, 죄송해요.” 하민석도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앞으로 나가 말했다. “세자, 죄송합니다.” “죄송해?” 하현이 담담하게 웃었다. “미안하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사과는 받을 수가 없어.” 곽영민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씨, 너 시비를 가릴 줄 모르는 구나. 너무 기어오르지 마!” 서희진도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하현, 곽 도련님과 하 도련님이 이미 사과했잖아. 또 뭘 어떻게 하라고?” “사과?” 하현이 냉소를 터뜨렸다. “누가 미안하다고 하면 내가 꼭 받아 줘야 하나?” “하민석, 너 내 성격 알잖아. 너는 지금 분명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알 텐데?” 하민석은 안색이 변했고 결국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큰 형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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