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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장

“감사해요. 저는 택시타면 돼요.” 은아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아가씨, 저를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내가 방금 아가씨가 백운 빌딩에서 내려오는 거 봤는데 맞죠? 저는 옆 건물 제호빌딩에서 일하고 있어요. 제호그룹의 프로젝트 부서 부국장, 방원준이라고 합니다. 아마 우리가 같이 일할 때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말을 하면서 방원준은 차에서 내렸다. 그가 키가 크고 잘 생겼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그는 점잖아 보였고 은은한 향수 냄새가 나는 명함 한 장을 꺼내 은아에게 건넸다. 분명, 그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오늘 정오에 그는 은아를 우연히 만나고는 깜짝 놀랐다. 오늘 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이런 기회가 생겨 말을 걸었던 것이다. 방금 차에서 내렸을 때 그는 몇 명의 불량배들에게 은아가 길가에 서 있는 사진을 찍어 보내며 오늘 밤 반드시 이 미녀를 잡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은아는 예의상 명함을 건네 받은 뒤 또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어쨌든 다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라 이것은 기본적인 예의였다. 명함에 적힌 은아의 이름을 보자 방원준은 눈이 번쩍 뜨였다. “백운회사의 설은아 회장님이시군요!” “저희 제호그룹도 건설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교류할 일이 많을 것 같네요!” “참, 제가 며칠 전에 BMW 7 시리즈를 뽑았는데요. 거의 2억에 가까워요.” “가장 중요한 건 제 조수석에 아직 아무도 타지 않았다는 거예요!” “제 생각에 설 아가씨가 첫 번째 사람이 되는 게 가장 적합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설은아는 사양하는 얼굴이었다. “이따가 택시를 잡으면 돼요.” “아이고, 아가씨, 뭐가 무서워서 그래요? 제가 설마 아가씨를 잡아 먹기라도 하겠어요?” “제가 좋은 마음으로 호의를 베푸는 건데, 이렇게 거절을 하시는 건 제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거 아닌가요!” 방원준은 화난 척을 했다. “이렇게 해요. 아가씨가 제 차에 타시기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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