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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7장

하현은 펄쩍펄쩍 뛰는 김나나를 보고 빙긋이 웃었다. “그런 말을 하면 체면이 덜 깎일 것 같아서 그래?” 하현의 말을 들은 설은아는 가슴이 철렁해서 급하게 그의 곁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당겼다. “하현, 그만하면 됐어. 그 정도로 해. 나나는 어쨌든 내 친구야.” “김나나, 너도 내 말 좀 들어봐. 이제 그만 하현에게 사과하고 이 일은 그냥 넘어가면 안 돼?” 그녀는 하현이 이런 식으로 김나나를 몰아붙이는 건 결국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녀의 호의가 김나나의 눈에는 하현을 비호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김나나는 콧대를 한껏 치켜세우며 차갑게 말했다. “설은아, 이 쓰레기한테 사과하라고? 너 머리에 물 들어갔어?” “사과를 하라니?” “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김나나의 말에 주위에 있던 예쁜 여직원들이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다들 하현을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현이 너무 잘난 척한다고 생각한 것임이 틀림없다. 하현은 김나나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뜬 채 조 행장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조 행장님은 끝까지 내 말을 무시할 생각인가 봅니다.” “강남에 있는 천일그룹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금정까지 손을 뻗칠 수 없는 건 사실이죠.” “영향력이 부족할 수 있죠.” 조 행장도 이에 맞장구를 쳤다. “확실히 영향력은 떨어지죠.” “그럼 이러면 어떻습니까? 이래도 부족합니까?”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명함 한 장을 꺼내 조 행장 앞에 툭 내던졌다. 금정 제일 풍수지리사, 장천중. 조 행장의 얼굴빛에 살짝 균열이 생겼다. “이래도 부족하냐고 물었습니다.” “조 행장님, 뒷배가 아주 든든한가 봅니다.” 하현은 마지막 명함을 꺼내 조 행장의 눈앞에 철썩 내리쳤다. 보는 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할 그 이름, 간민효라는 석 자가 명함에 박혀 있었다. 이를 본 순간 조 행장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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