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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8장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말하겠어. 오늘 양 씨 가문 노부인 일행을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진심으로 하는 얘기야.” “예수님이 와도 소용없어.” 원가령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하현이 한심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현, 당신 왜 이렇게 변했어?” “내 말 좀 들으면 안 돼?”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야. 금정 김 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당신은 직접 경험해 본 적이 없더라도 분명 들어봤을 거야.” “상상도 할 수 없이 막강해. 당신이 대적할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니야!” “정신 좀 차려!” 여기까지 말한 원가령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하현 앞으로 한 발짝 다가왔다. 순간 그녀는 마치 자신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높은 지위에 있고 하현을 내려다볼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녀는 잠시 하현을 실눈으로 훑어보다가 갑자기 온몸이 움찔하더니 뭔가 생각이 난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하현. 알겠어.” “당신이 왜 오늘 이렇게 생사도 제쳐두고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지!” “당신은 내가 약혼한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거야. 내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난 것 같으니까 질투가 난 거야!” “당신 마음속에는 항상 내가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 “지난번에 날 때린 건 당신의 권위로 날 굴복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런 거였어!” “안타깝게도 당신은 제일 중요한 한 가지를 모르고 있어. 바닷새는 물고기와 사랑을 할 수 없어!” “이제 와서 속마음을 털어놓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안 그래?” 말을 마치며 원가령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하현, 아쉽지만 너무 늦었어. 난 이제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당신한테는 영원히 기회가 없어!” 하현은 소리 없이 웃으며 심드렁한 눈빛으로 원가령을 쳐다보았다. “됐어. 쓸데없는 짓 그만해!” “난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한테는 아무런 감정도 관심도 없었어.” “예전 친구로서 말하는데 결혼 축하해. 부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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