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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3장

시간이 흐르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벤츠, BMW, 포르쉐 등 고급차들이 연이어 등장했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귀티 나는 얼굴을 뽐내며 들어왔다. 가게 앞에는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곧 사오십 명의 남녀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반듯한 정장 차림에 화려한 보석으로 온몸을 치장한 채 손에는 와인 잔을 쥐고 군중 속을 여유롭게 누비며 고급 만찬에 참석하는 귀족들의 면모를 보였다. 그들은 가끔 작은 소리로, 가끔은 큰소리로 웃었고 하현에게 힐끔힐끔 시선을 던지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 양 씨 가문의 규모와 화려함에 비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양가백약의 모습은 어딘가 어둡고 칙칙해 보였다. 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방송국이나 일간지 기자는 취재도 하러 가지 않았다. 귀빈들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스타나 인플루언서 등 이목을 끌 만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화려한 폭죽이나 장식, 술과 음식을 비롯해 손님을 대접할 만한 구석이 없어 일반인들조차 가기를 꺼릴 정도였다. 하현의 가게 앞에 걸려 있는 개가죽 고약 간판에는 ‘무료 테스트’라는 큰 글자 외에는 양가백약을 설명할 어떤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가게 문만 열어 둔 모양새였다. 썰렁한 가게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비웃음을 참지 않았다. 양측의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이나 극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현이 어떻게 양 씨 가문과 겨룰 수 있겠는가? 장난하는 것인가?! 자기 분수도 모르는가? 그러나 하현 일행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다. 하구봉과 강옥연은 하현을 도와 샘플과 상품들을 진열대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다른 직원들은 현장에서 큰 냄비에 상처치료제 원액을 계속 끓였고 향긋한 약 냄새가 가게 안에 풍겼다. 양유훤은 계산대 자리에 앉아 동전 몇 개를 손에 쥐고 조물락거리고 있었다. “하현, 오늘이 개업일이라면서 어째 문 앞에 서서 손님도 맞이하지 않는 거야?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거야?” 하현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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