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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양정국의 건강은 아직 회복이 더 필요한 상태였기에 은미숙은 양씨 가문의 오래된 집에 머물며 그를 돌보고 있었다. 진태웅이 은미숙을 데려다준 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한편, 현장에서 빠져나온 전유식은 즉시 그 여자에게 약속한 돈을 송금하며 입단속에 나섰다. 그들이 정말 똑똑하다면 이 일은 조용히 덮일 터였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진태웅에 대해 무언가를 누설한다면 그 대가는 감옥에서 일정 기간 썩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사전 정리를 마친 전유식은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신 차를 돌려 양씨 가문의 오래된 저택으로 향했다. 운전대를 잡은 채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진태웅... 네 행운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두고 보자.” 진태웅은 그간 여러 차례 그의 계획을 방해해 왔다. 특히 홍림 산맥 사건은 그의 아버지마저 화나게 만든 큰 실수였다. 이제는 진태웅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때였다. 그 첫걸음은 진태웅을 양씨 가문의 보호에서 떼어내는 것이었다. 그래야 전유식 자신도 더는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될 것이다. ... 저녁 7시 무렵, 양지안이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부엌에서 퍼져 나오는 맛있는 냄새가 그녀를 반겼다. “엄마, 오늘은 어떤 맛있는 걸 했어요?” 양지안이 거실도 들어서자 그녀 앞에는 접시를 들고나온 진태웅과 은미숙이 있었다. “잘 왔다. 손 씻고 와, 오늘은 태웅이가 직접 요리했어.” 진태웅을 본 양지안은 무의식중에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오후에 만났을 때 진태웅이 양씨 가문에 온다는 이야기는 없었기에 양지안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물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자 은미숙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얘, 태웅이가 자기 집에 오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그러니?” 혼이 난 양지안은 멋쩍게 웃으며 얼른 수습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까 태웅 씨가 바쁘다고 그래서 그냥 걱정돼서요.” 집 안에서는 함부로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어머니가 무언가 눈치채면 큰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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