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궁지에 내몰린 손윤서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두 눈을 감았다. 끌려가서 모욕을 당한다면 그 자리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할 것이다.
“형님, 잠시만요. 저쪽에...”
이때 원숭이 부하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부하는 안절부절못하면서 원숭이의 옆으로 다가왔다.
“조현욱 도련님이 기다리고 있는 걸 몰라서 그래? 늦게 도착하면 우리도...”
원숭이는 말하면서 부하가 쳐다보고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길 건너편에 서 있는 남자가 이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인상을 찌푸린 채 차가운 눈빛으로 원숭이를 보고 있었다. 원숭이는 그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흠칫 놀라더니 어제 일어난 일을 떠올렸다.
상대를 삽시에 공포감에 휩싸이게 하는 눈빛은 원숭이한테 트라우마로 남았다. 원숭이가 두려워하는 사신 같은 그 남자는 바로 진태웅이었다.
게다가 조호성이 절대 진태웅을 건드리면 안 된다고 원숭이한테 말했었다.
원숭이는 재빨리 뒤돌아서면서 말했다.
“가자.”
원숭이가 앞장서자 부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재빨리 차에 올라서 운전대를 잡았다. 차는 빠른 속도로 나아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에서 사라졌다.
진태웅은 몹시 화난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원숭이는 진태웅과 손윤서가 이혼한 사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직도 감정이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손윤서를 강압적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면 진태웅이 나서서 저지할 것이다.
원숭이는 진태웅한테 몇 대 맞는 것 상관없었지만 조호성한테 밉보이게 될까 봐 겁났다.
조호성은 화가 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사람이었기에 심기를 건드리지 말아야 했다.
원숭이는 조현욱의 지시대로 손윤서를 데리고 가지 못했지만 조호성이 뒷배가 되어주었기에 두렵지 않았다.
원숭이가 떠난 후, 진태웅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조금 전에 그곳을 지나가다가 손윤서가 사람들한테 둘러싸인 장면을 보게 되었다.
진태웅과 손윤서는 이미 이혼한 사이라서 도와줄 생각이 없었다. 그 광경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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