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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오향은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금세 단지 보안요원들이 몰려들었다. 보안팀장이 그녀를 알아보고는 급히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 여사님, 무슨 일이세요?” 오향은은 진태웅을 가리키며 사실을 왜곡해 말했다. “조 팀장, 마침 잘 오셨네요. 이 무능력자가 우리 모자를 해치려고 했어요. 반드시 우리를 위해 조치해주세요.” “뭐라고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조 팀장은 즉시 분노했다. “이 자식, 대낮에 사람을 해치려고? 다들 잡아서 경찰서로 넘겨!” 그가 손을 내젓자 뒤따르던 보안요원들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진태웅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바로 그다음 순간, 사람들 뒤에서 싸늘하게 식은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당장 다들 손 떼!” 기품 있는 장발의 여성이 롤스로이스 컬리넌에서 내려왔다. 연한 블랙 톤의 세련된 정장을 입은 그녀는 풍만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는데, 등장하자마자 정교하고 절세 미모의 얼굴이 순간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 뒤에는 짧은 헤어스타일의 청년이 따르고 있었다. 청년의 관자놀이는 불룩 튀어나와 있었고 매서운 독수리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비록 단 두 명이었지만 수많은 경비원은 꼼짝도하지 못할 정도로 그녀의 카리스마가 압도적이었다. 하이힐을 신고 빠른 걸음으로 진태웅 앞에 다가간 그녀는 살짝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죄송해요. 진태웅 씨, 제가 늦었네요.” 그 순간, 그녀의 몸짓과 함께 위태롭게 흔들리는 풍만한 가슴 라인이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태웅은 조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은...” “진태웅 씨, 저는 양지안이라고 합니다. 오성후 아저씨의 소개로 특별히 할아버지 진료를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양지안은 당당하게 말했다. 진태웅은 비로소 깨달았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바로 할아버지의 전우이셨던 분이었다. 오성후는 강주 상회 회장이자 진씨 가문의 강주 지역 산업 관리자였다. 양지안의 말이 끝나자 현장의 모든 경비원은 자기도 모르게 흠칫하며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양지안!’ 강주의 명문가 양씨 가문의 딸, 양림 그룹의 총수이자 강주시를 뒤흔든 비즈니스 여왕... 게다가 이 아파트 단지도 양림 그룹 산하의 부동산이었다. 이 사실을 깨닫자 보안 팀원들은 동시에 숨을 들이마시며 진태웅을 바라보는 눈빛이 바뀌었다. ‘저 녀석 대체 무슨 배경이길래 양씨 가문의 따님이 그렇게까지 공손하게 대하는 거지?' 양지안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었던 오향은은 당장 진태웅의 코를 향해 가리키며 소리쳤다. “이 쓸모없는 자식! 이 여우 같은 계집과 내통했구나! 우리 딸이 너랑 이혼한 게 당연하지!” 양지안의 아름다운 눈이 순간적으로 차갑게 변하더니 천천히 오향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우 년,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오향은은 놀라 움찔하며 소리쳤다. “내 딸은 대진 그룹의 회장이야. 감히 나에게 손을 대면...”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양지안은 가볍지만 단호하게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그 충격으로 오향은의 얼굴에 바른 화장이 떨어져 나갈 정도였다. 양지안은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손댔어. 어쩔 건데?” “이 년이, 너... 너!” 짝! 양지안은 또 한 번 강력한 따귀를 날렸다. 오향은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한쪽 뺨이 벌겋게 부어 오른 채 더는 욕을 하지 못하고 대신 멍하니 서 있던 경비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뭐 해요? 다들 내가 맞는 거 못 봤어요? 당장 이년을 족쳐요!” 경비원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감히 양지안의 시선을 마주 보는 건 감히 생각도 못 했다. 상급자를 혼내주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양지안은 더는 오향은 일가를 상대하지 않고 진태웅에게 돌아서며 요염하게 미소를 지었다. “죄송해요. 진태웅 씨, 흉한 꼴을 보여드렸네요. 이제 출발할까요?” 이 순간 그녀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방금의 위엄은 온데간데없고 온화한 봄바람 같은 싱그러운 인상을 풍겼다. “그러죠.” 진태웅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따라 롤스로이스 컬리넌에 올랐다. 오향은은 두 사람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악에 받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개 같은 연놈들, 너희들 제명에 못 죽을 거야!” 하지만 손민준은 양지안의 절세 미모에 홀딱 반한 상태라 어머니가 따귀를 맞은 일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보안요원들이 흩어지고 나서야 손윤서가 신우빈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오향은의 부어오른 얼굴을 보고 손윤서는 얼굴색이 변했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윤서야, 우리 딸. 마침 잘 왔어.” 오향은은 바로 눈물 콧물을 쏟으며 말했다. “네가 진태웅이랑 이혼하자마자 그 쓰레기가 여우 같은 년을 불러서 우리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 거야. 엄마랑 네 동생이 맞았어. 흑흑...” “진태웅이 정말 그랬어요?” 손윤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믿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 그녀는 진태웅의 유순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을 때리는 건 둘째치고 욕 한마디도 입에 담지 않던 사람이었다. 비록 이혼했지만 자신의 가족을 때릴 정도로 막 나갈 리 없었다. 오향은은 그녀가 믿지 않는 걸 알고 황급히 불을 지피듯 말을 보탰다. “너도 보이지? 엄마랑 동생 얼굴에 난 손바닥 자국.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봐. 우리가 맞는 걸 다 봤을 거야.” “맞아, 누나. 나랑 엄마는 누나가 진태웅이랑 이혼했다는 소식에 걱정이 돼서 그 자식이 무슨 짓을 할까 봐 찾아왔어. 그런데 이 쓰레기가 원한을 품고 누나한테 복수하려고 우리를 마구 때렸다고! 경비원들이 빨리 와서 말리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이미 병원에 실려 갔을 거야.” 손민준도 곁에서 붙는 불에 부채질하듯 이야기를 지어냈다. 손윤서는 바로 옆에 있던 행인을 붙잡고 물었다. 그 사람은 오향은의 협박적인 눈빛을 먼저 확인한 후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아가씨. 제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진태웅이라는 청년이 여자를 데리고 와서 당신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했어요.” 이 말을 듣자 손윤서 마음속의 진태웅에 대한 믿음은 다시 한번 흔들렸다. 이를 생각하며 그녀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에 대해 반드시 진태웅에게 설명을 요구할 거예요.” ... 한편, 양지안은 진태웅을 태우고 고풍스러운 양로원 안으로 들어갔다. 가는 동안 진태웅은 양지안의 할아버지 신분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2층에 있는 한 방에는 양정국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의 얼굴은 종이처럼 새하얗고, 기침할 때마다 흰 수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주변에는 몇 명의 의료진이 둘러싸고 있었는데 모두의 표정이 심각하기 그지없었다. 할아버지가 또다시 피를 토하는 모습에 양지안은 가슴 아파하며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 “할아버지.” “지안아, 돌아왔구나.” 양정국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뒤에 서 있는 진태웅을 발견하곤 물었다. “이분은?” “할아버지, 이분은 진태웅 씨예요. 제가 특별히 모셔서 할아버지 병을 치료해 드리려고요.” “내 병을 치료한다고?” 양정국은 잠시 멈칫했다가 표정이 확 어두워지며 호통쳤다. “필요 없다! 당장 쫓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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