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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할게요. 난 이제 한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까 언니니 동생이니 이런 말로 사람 기분 잡치게 할 생각하지 마요.” 강가을은 이렇게 말하더니 한성태를 바라봤다. “그때 약속한 건 한여름이 18살 때 겪게 될 큰 재악에 관한 것이었어요. 한여름이 다른 학생을 집요하게 괴롭혀서 꽃처럼 활짝 필 수 있는 아이의 생을 철저히 망쳐버렸죠. 그래서 오늘 같은 재악을 겪게 된 거예요. 지금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서 여기 누워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해요.” “김여름과 관련된 일은 이미 해결했어요. 만약 팔자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요.” 강가을이 이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나가려다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병실에 있는 한씨 일가를 보며 말했다. “하나만 더 귀띔해 줄게요. 한여름은 지금 팔자를 바꾸는 데 실패하는 바람에 되레 잠식당하고 있어요. 가까운 사람도 영향을 받게 될 거예요.” 강가을은 이렇게 말하면서 한여름 옆을 지키고 있는 세 사람의 머리에 난 상처를 힐끔 쳐다봤다. 그러자 한성태를 포함한 다른 사람의 안색도 변했다. 그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강가을이 말을 이어갔다. “10억을 썼으니까 무료로 건의 하나 더 해드릴게요. 전에 내가 줬던 그 옥패 기억나요?” 생각하면 웃겼다. 처음 사부님을 따라다니면서 도술을 학습할 때까지만 해도 한씨 가문에 완전히 실망하기 전이라 호신 옥패를 새기는 법을 배워 한기현을 제외한 세명에게 나눠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강가을이 알고 있는 게 맞다면 한여름과 백수영은 진작에 그 옥패를 버렸을 것이다. “그게 내가 직접 새긴 호신 옥패거든요. 재악을 막아주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옥패. 맨날 나가서 넘어지고 머리가 깨지고 싶지 않으면 그거 몸에 지니고 다니면 돼요.” 전에는 주고 싶어서 준 선물이었다. 지금은 돌려받으려고 해도 돌려받을 수 없었다. 그러니 지금은 돈이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지불한 10억에 접때 준 옥패 4개도 포함되어 있었다. 강가을은 가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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