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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장

나약하다 해도 좋고 무능하다 해도 좋다. 신여옥은 결국 진종수와 진씨 가문을 멀리하기 위해 이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매번 진씨 가문은 신여옥을 찾아냈다. 진종수가 한번 왔다 갈 때마다 진씨 가문에서는 사람을 보내 협박했다. 하여 신여옥은 다시 딸을 데리고 이사 가는 수밖에 없었다. ... “여름이가 조금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싶어서 대외로 죽은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신여옥이 강가을을 보는 눈빛에서 빛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 인터넷은 여름이를 잊었어요. 난 여름이가 살아있다는 거 그들이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어요. 여름이가 계속 조용히 살 수 있게 말이에요.” “어린 도사님이 우리 여름이가 살아있다는 걸 어떻게 알아냈는지 모르지만 인터넷 상으로 여름이를 돕는 거라면 필요 없어요. 사양할게요.” 생활의 고난과 미래에 대한 절망, 그리고 막연함에 신여옥은 이제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목소리로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후회막심한지 알 것 같았다. 강가을은 드물게 손을 내밀어 신여옥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여름이가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게 도우려는 거예요.” 신여옥이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어요. 병원을 여러 군데 돌아다녀도 치료가 안 된대요. 이젠 그런 소리 들어도 끄떡없을 만큼 적응한 것 같아요.” 그냥 딸이 알츠하이머에 미리 걸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떻게든 옆에서 잘 챙겨주면 그만이다. 강가을은 신여옥이 믿지 않자 아무 말 없이 부적을 하나 꺼냈다. 부적은 바람이 없는데도 혼자서 움직이더니 김여름의 머리 위에 둥둥 떠 있었다. 더 의외인 건 외부에 아무런 반응이 없던 김여름이 마치 홀리기라도 한 듯 천천히 부적을 올려다봤다. 신여옥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강가을을 쳐다봤다. 강가을은 그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렇게 넋을 놓고 있는 건 영혼의 한 겹이 폐교의 옥상에 갇혀 있어서 그래요. 저도 지나가다 그 결을 발견하고 기운을 따라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 강가을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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