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한씨 가문.
한성태는 그날 밤 자신이 집에서 거의 천만 원어치의 골동품을 부수고 나서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고, 이내 망연자실해 있었다.
게다가 연회에서 강기태가 공개적으로 한씨 가문과의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며칠 사이에 강씨 가문과 협력하던 몇몇 기업들이 잇따라 한스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한성태는 그 충격으로 병이 나고 말았다.
백수영은 그보다 더 일찍, 집에 돌아온 당일 밤에 앓아누웠다.
한씨 가문에서 한성태와 백수영, 두 사람이 한꺼번에 쓰러지자, 한기현은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맡아 동분서주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어제 회사에서 나오다가 뜻밖에 교통사고를 당해 팔이 골절되고 말았다.
그런데 세 사람보다 한여름의 상황이 가장 나빴다. 그녀는 이틀 연속으로 같은 악몽을 꾸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하늘, 폐허가 된 학교 옥상, 하반신이 거의 피에 젖은 소녀가 절망에 찬 눈으로 간절히 바라보는 꿈을 꾸었다.
마지막으로 꿈에서 깨려고 황급히 옥상 문을 닫았지만, 귀가에는 소녀의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끊기지 않고 들려왔다.
“구해줘... 제발... 구해줘...”
그 소리는 마치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했다.
한여름은 안간힘을 다해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침대 옆에 그 피에 젖은 소녀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으악!”
늦은 밤, 한여름의 비명 소리가 한씨 가문의 저택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백수영이 병든 몸을 이끌고 급히 들어왔다.
“여름아... 여름아, 무슨 일이야? 악몽이라도 꿨니?”
한여름은 곧바로 백수영의 품에 안겨 울기 시작했다.
백수영은 그녀를 달래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름아, 무서워하지 마. 엄마에게 말해봐, 무슨 악몽을 꿨어?”
한여름은 여전히 백수영을 꼭 껴안고 고개를 끄덕이며 울기만 했다.
백수영은 그녀를 조금 떼어놓고,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꿈에서 나를 봤니?”
한여름이 고개를 든 순간, 백수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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