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장

김송희의 팬들이 채팅방의 댓글 방향을 이상한 쪽으로 끌고 가던 그 무렵, 다른 네티즌들은 과거 학폭 사건 기사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수능 열기에 이미 저 밑으로 사라졌던 기사가 다시 수면위로 떠 오르고 이번엔 라이브 방송 영상까지 증거로 업로드되었다. 이 프로그램에 관심이 없던 이들도 이 기사를 읽고 [영감] 라이브 채팅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편, 끝없이 치솟는 시청자 수를 확인하며 전PD는 왠지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야심 차게 기획한 내용이긴 했지만 콘텐츠 자체가 워낙 마이너해 큰 인기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이런 식으로 또 화제성을 얻게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미스터리 사건보다 더 신기한 게 인간의 심리라니까.’ 같은 시각, 한씨 가문 별장, 출연진들과 한씨 가문 사람들은 아직 채팅방의 상황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여름은 현실에 타협했는지 가식적인 모습은 치운 채 그저 고개를 숙이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한기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쟤가 날 도와줄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지.’ 이런 상황에서 그는 일단 강가을에게 다가가기로 다짐했다. “가을아, 우리 집안일에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은 마음 이해해.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래.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한기현은 그나마 이 집안에서 드물게 똑똑한 사람이었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나서 한기현은 이젠 강가을이 전처럼 그의 말에 복종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목소리도 더 누그러들었고 한씨 가문과 더 엮이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특별히 카메라가 돌지 않는 곳에서 그녀에게 말을 건 것이었다. “어차피 지금 너 프로그램 녹화 중이잖아. 그냥 의뢰인이라고 생각해. 우리 사이의 사적인 원한으로 프로그램을 망치면 안 되는 거잖아. 안 그래?” 최대한 완곡하게 말하긴 했지만 강가을이 그의 속셈을 모를 리가 없었다. ‘애초에 날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