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장
오늘 사건이 무엇인지 이미 알아차린 하지석은 어딘가 난처한 표정을 짓다 솔직하게 MC 남정하에게 말했다.
“전에 저희 청하교에 도움을 청하신 적이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워낙 까다로운 사건이라 해결하지 못했었죠. 오늘도 전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게 부끄럽지도 않다는 듯 하지석은 솔직하게 밝혔다.
그리고 잠깐 멈칫하던 그가 한 마디 덧붙였다.
“촬영팀에게 호신 부적을 제공한 약생대사님이 오신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지도 모르겠군요.”
솔직히 이번 기회에 약생대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하지석의 사심이 담긴 말이었다.
어제 특별히 임재민에게 부적의 출처에 대해 물었던 그였지만 돌아온 대답은 친구의 인맥으로 받아왔다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하지석은 그가 대충 둘러댄 것이라 확신했다.
전PD 옆에 서 있던 임재민 역시 그의 말에 살짝 당황하다 어색한 기침과 함께 고개를 돌려버렸다.
남정하 역시 어제 출연진들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 있었으므로 부적이 약생대사의 작품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하지석의 말에 동조하진 않았다.
‘약생대사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아니잖아.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청하는 건 말도 안 돼.’
“일단 다른 분들도 상황을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의뢰인께서 도움을 청하신 건 저희 촬영팀이니까요.”
이에 한기현이 앞으로 한발 다가섰다.
“다른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저희 집 문제는 쟤가 해결할 수 있어요.”
한기현이 손가락으로 강가을을 가리켰다.
이에 모든 이들이 묘한 표정으로 강가을을 돌아보았다. 반면, 강가을은 한기현이 이렇게 나올 것이라는 걸 이미 예상한 듯 차분한 모습이었다.
“두 분 아는 사이세요?”
이 바닥은 나름 눈치로 굴러가는 곳이라 김송희는 한눈에 이 가족들이 강가을과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임을 눈치챘다.
한기현이 가만히 있는 동안 휠체어를 끌고 온 한가을이 늘 그렇듯 가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언니, 부탁이야. 오빠 좀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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