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장
실제로 독특한 기원을 지닌 물건은 이곳에서 도목이 유일했다.
“아는 분이 잠깐 두고 간 거예요.”
차분한 이수현과 달리 강가을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물었다.
“지인이에요? 성별은 어떻게 되죠?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사진 있어요?”
쉴 틈 없이 질문하는 걸 보니 이수현과 이제 막 알게 된 사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게 틀림없다.
이런 무례함에도 이수현은 기분이 상하지 않는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자예요. 나이는 저랑 비슷한데 이름을 알려주지는 않았어요. 이걸 저한테 맡기면서 이제 누군가가 와서 가져갈 거라고 했거든요.”
이수현은 그 사람이 물건을 맡기며 아주 자연스레 선반 위의 장소를 택했다는 걸 말하지 않았다.
유리 덮개가 씌워진 자리에는 원래 고대 비수가 놓여 있었다.
그 여자는 이수현의 비수를 빼내고 부러진 나뭇가지처럼 생긴 그 물건을 올려놓았다.
강박증이 있던 이수현은 자신의 서재에 그런 물건이 있는 걸 참을 수 없었고 심지어 소장품들로 채운 선반에 놓여진 건 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빼낼 수가 없었다.
분명히 똑같은 유리 덮개인데 아무리 애를 써도 아예 꿈쩍하지 않았다.
나중에는 포기하고 나뭇가지를 그 위에 내버려두었는데 점차 익숙해진 듯 신경 쓰지 않았다.
이수현은 강가을에게 덮개가 열리지 않으니 괜한 헛수고를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으나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강가을은 이미 손을 뻗었다.
곧이어 이수현은 꿈쩍도 하지 않던 유리 덮개가 강가을의 손에 의해 부드럽게 열리는 걸 보게 되었다.
그 후 강가을은 그것을 꺼내 가볍게 손에 움켜쥐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이수현은 어안이 벙벙했다.
누군가가 찾아갈 거라고 했지만 그 사람이 강가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 여자는 어떻게 강가을이 이수현의 서재에서 이 물건을 발견하게 될 줄 알았던 걸까?
“그게 뭔데요?”
이수현은 사실 알고 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낙뢰 도목’이라고 나왔다.
구하기 어려운 건 맞지만 그닥 소장 가치가 있는 물건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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