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저녁에 잠을 설치게 되었다. 꿈에서 누군가가 나한테 말을 걸어오고 있던 그때 목우당이 그 사람을 때리고 있는 걸 보게 되었고 고개를 휙 돌려보니 목우빈은 그저 묵묵히 내 옆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구빈 오빠!” 나는 그를 쫓아갔고 목구빈은 불만스레 입을 열었다. “또 사고 쳤어?” 나는 막 해명하려고 했었는데 육하준이 갑자기 나타나 버럭 화를 지르며 내 팔을 잡아당겼다. “유상미! 또 사고 쳤어! 제발 좀 얌전히 있으면 안 돼?” 나는 힘껏 그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잖아! 이거 놔!” 육하준은 혐오스레 나를 쳐다보았다. “유상미! 적당히 좀 해! 어쩜 잠잠할 날이 없어! 넌 친구한테 피해 가는 게 신경도 안 쓰여?”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도소희가 누군가한테 잡혀가고 있었다. 나는 조급해졌다. “사고 친 적 없어! 나 아니야! 저 사람들이 먼저 시비 건 거야!” 미친 듯이 큰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 누구도 도소희를 구하러 가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도소희한테 달려가려 했는데 육하준이 내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육하준! 이거 놔!” 육하준은 짜증을 냈다. “네가 일부러 저 사람들 꼬셨으니까 너한테 찝쩍거리는 거 아니야? 정말 날이 갈수록 연극이 허접하기만 해!” “나 아니야! 정말 나 아니야!” 나는 꿈속에서 냅다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상미야!” 누군가가 나를 부르고 있자 나는 잠에서 벌떡 깨어났다. 도소희가 침대 옆에서 나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악몽 꾼 거야.” 도소희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다 나 때문이야. 어제 기어코 널 끌고 거기에 가서 밥 먹는 바람에 그런 일이 벌어진 거잖아. 많이 놀랐지?” 나는 그를 위로해 주었다. “괜찮아. 우리 지금 무사하잖아.” 도소희는 여전히 불안해 보였다. “나도 참 멍청해. 그때는 몰랐었는데 집에 돌아오고 나니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서운 거 있지! 우리처럼 꽃다운 미녀가 그런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