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장

나도 그녀를 따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다른 한 편 양윤설하고 윤서빈은 식식거리며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윤서빈이 말을 건넸다. “윤설아, 정말 저대로 우릴 욕하고 가게 내버려둘 거야?” 정교한 화장을 하고 있는 양윤설은 눈가에 매서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 “지난번 일도 아직 본때를 못 보여줬거든! 딱 기다려!” 그녀는 VIP실에서 나온 견적사를 붙잡고 말을 건넸다. 양윤설이 입을 열었다. “우리도 들어가서 볼게요. 혹시 마음에 드는 게 있을지 모르잖아요.” 견적사는 즉시 공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요. 이쪽으로 오시죠.” 양윤설하고 윤서빈은 들어오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명품 가방들이 가득 널브러져 있었고 어떤 것들은 한정판이었다. 윤서빈은 양윤설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우리 이만한 돈 없어.” 양윤설은 즉시 입을 다물라는 손짓을 하더니 견적사를 향해 가짜웃음을 지어 보였다. “제 친구가 이런 가방을 좋아해서 그러는데 와서 구경하라고 할게요.” 그녀는 전화를 하러 갔다. 한참이 흘러 기분이 좋은 듯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친구가 이따가 온대요. 그리고 방금 그 아가씨가 또 견적하러 오면 우리한테 연락해 줘요.” 그녀는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 “그 아가씨가 갖고 있는 물건에 관심이 많거든요.” ... 같은 시각 나는 도소희하고 같이 번화가에 있는 오래된 바비큐 식당에서 주문하고 있었다. 사방이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마음이 조이는 나는 도소희한테 가까이 다가갔다. 도소희는 마라샹궈 한 냄비와 닭볶음탕 한 냄비를 주문하더니 맥주도 한 디스 시켰다. 나는 놀라웠다. “소희야, 너 술 마실 줄도 알아?” 도소희는 능숙하게 맥주병을 열었다. “당연한 거 아니야? 참! 너 잊어버렸겠구나! 나 오래전부터 술 마셨어.” 그녀는 자소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휴, 직장을 다니고부터 술이라는 게 얼마나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톡톡히 깨닫게 되었다.” “하루 멀다하고 사고 치는 아버지에, 아무 짝에도 소용없는 엄마에다 무능한